인프랩(인프런)은 왜 글로벌 서비스로 도전하나.

들어가며

‘한’ 일이 아니라 ‘할’ 일에 대해서 이렇게 선언적으로 글로 얘기하는건 처음이네.
인프콘에서도 저질러 버린만큼, 인프랩의 글로벌 도전 이유가 데이터로 남으면 의미 있겠다는 생각에 글을 작성한다. 우리가 왜? 어떻게? 어떤 흐름을 거쳐 이런 글로벌 서비스로의 도전을 하게 됐는지, 이글은 성공의 이야기가 아니고 왜 도전을 했는지에 대해 집중한다. (나중에 어케 성공했나에 대해서도 쓰게 되면 넘 좋겠다..)

인프랩은 지금 국제화를 준비중이다. 인프런과 랠릿 내 모든 컨텐츠와 서비스를 영어, 일본어, 중국어, 베트남어, 스페인어 등등.. 각국의 언어로 번역하고 더빙해서 다른 나라 사람들이 인프런을 통해서 학습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인프런 만들때부터 몰래 염두에 둔 글로벌

인프런 2015년 오픈된 강의 리스트
인프런의 2015년도 오픈된 강의 리스트, 이때부터 모두 영어 썸네일을 규칙으로 했다.

인프런 서비스를 처음 만들고 실제 서비스를 시작할때부터 능력은 안되도 욕심은 언젠간 글로벌 서비스로 확장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우리가 (당시)할 것은 장사가 아니라 확장성 좋은 IT 콘텐츠 서비스니까! 이 확장성이 언젠가 여력이 됐을땐 해외 시장의 장악에도 다다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인프런은 오픈때부터 강의 썸네일 이미지의 문자는 오직 영어로만 만드는 정책을 고수했다. 한글은 메이저시장 유저들이 봤을때 이쁘게 보일 순 있어도 지식전달의 수단으론 보이지 않을거 같았다. 그래서 언젠가 해외로 나갈때 한글로 된 강의 이미지가 방해가 될거 같았다. 그렇다고 그때가서 영어로 다 다시 만들긴 빡쌔니까..

이때 사실 왜 한글 이미지 안되냐는 질문+항의 많이 받았는데,
‘우리 언젠가 글로벌 서비스 될꺼니까!!’
라고 말할 순 없었다. 쪼랩 주제에 한국부터 제대로 하라는 말 당연히 들을꺼니까.ㅋㅋㅋㅋㅋ 그래서 걍 한글 들어가면 경쟁적으로 글자 키워서 안이뻐진다!! 로 이유를 대신했다. 물론 이 이유도 진짜 있긴 했음 반반정도??

필요성 – 글로벌 서비스들의 한국 보기

Udemy(아직! 세계1등인 인프런이랑 비슷한 서비스) 가 지금은 웅진을 총판으로 두고 한국 시장을 보고 있지만, 그 전에도 여러번 시도가 있었다. 2016년엔 블로터 라는 당시 IT 업계에서 강력한 매체와 손을 잡고 프로모션을 했고, 2018년인가는 수퍼루키? 라는 곳에서 코리아유데미 법인을 만드네 뭐네 하면서 지식공유자 모집이나 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그 밖에 다른 서비스들도 가끔 움직임을 보였는데, 이때마다 긴장이 좀 됐다.
원래 다른 서비스들 뭐하는지 거의 신경 안쓰는 편인데 아무래도 이런 큰 애들이, 게다가 같은 오픈 플랫폼 성격의 유데미가 맘먹고 한국에 에너지를 쏟으면 다른 차원의 이야기가 되니까. 우린 지금 공격적으로 서비스를 만들어야 되는땐데 얘네들이 처들어오면 방어에 더 힘을 써야 되기 때문에 소식이 들릴때마다 한국 들어오는일들이 엎어지길 기도했다.

이때 ‘한국에서 수비만 하고 있다가는 글로벌적으로 자금이 빵빵한 큰 애들이 맘먹고 들어오면 좁은데서 아사하기 딱 좋겠다’ 는 생각을 했다. 이러면서 장기적으론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장이 필연적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이때만해도 세계화는 먼~ 훗날에 내가 아닌 영어 잘하는 다음 대표님이 할거라고 생각했지.

필요성 – 한국시장의 특수성 + 경색

한국시장에 대해서 누구는 작다고 하고 누구는 크다고 하는데, 이건 어떤 회사가 되고 싶냐에 따라서 다른거 같다. 그 시각에선 우리 인프랩에겐 한국시장이 좀 좁다고 생각됐다. 우린 가능한 영속적으로 좋은 가치와 유산을 만들어 낼 회사를 만들고 싶으니까.

그에 비해 한국은 IT 산업 규모만큼 비례해서 재교육이 활발하게 일어나지 않을 뿐 아니라 1인당 2000만원씩 쥐어주는 과도한 국비교육까지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우리같이 서비스 자체로 승부하는 회사가 가져갈 수 있는 시장의 크기는 크지 않다고 생각됐다.
게다가 2022년 코로나가 끝나고 시장에 풀린 자금을 거둬들이면서 경기가 안좋아질거라는 예상도 하게 됐다. 실제로 VC들도 이때부터 투자 이전만큼 안하고 있고.

이런 생각에 더 넓은 시장에서 유연하게 활동할 수 있어야 된다는 필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

* 국비교육 까는거 같은데 그게 아니고 좋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과도한 교육비 책정과 느슨한 감독을 하는 정책의 문제인듯.

AI 의 급격한 발전, 지금 해야겠다.

AI 기술은 알파고 이후로 빠른 발전이 있어왔지만, 2022년 ChatGPT 발표 시점이 큰 이정표가 아니었나 싶다. 이 이후로 진짜 미친듯이 빠르게 성장하는 AI님을 보고,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
우리가 만들고 있는 서비스의 의미부터, 인간 종족의 존재 의미까지.

많은 것들이 불확실해 졌지만, 확실한것도 있었다.
– 외국어라는 언어의 장벽은 무너질것.
– 지식의 검증방식(시험)이 달라질거라는 것.
– 서비스가 갖고 있는 고유 데이터는 더욱 중요해 질거라는 것.
특히 외국어의 장벽은 사람을 고용해서 하던 번역을 넘어서 기계(AI) 가 순식간에 방대한 양을 해줄 수 있기 때문에 비용적인 문제까지 동시에 해결이 됐다.

이런 확신이 들고 2023년 말 글로벌 서비스로 진화로 방향을 정했다.
언어의 장벽, 특히나 온라인 컨텐츠에선 곧 완벽히 무너질 지금이 인프런에겐 큰 기회로 보였다. 동시에 이 기회를 놓치면 수비만 해야되는 처지에 놓이겠다고 생각했다. 기동성이 좋은 IT 서비스 특성상 넓은 곳에서 싸우는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한 우리의 서비스적 비전인 Lifetime Career Platform 을 위해선 더 큰 데이터, 더 긴 시간, 더 안정적인 자금이 필요했다. 답은 역설적이긴 하지만 넓은 시장으로의 도전이었다.

결국 완성하고 싶은 그림

글로벌 서비스 필요성 설득 → 프로젝트 시작

예정되어 있던 모든 프로젝트들을 미루고, 전사의 제품적, 기술적 역량을 모아 준비하기로 했다. 확실히 해야하는 것이니 시장 테스트 이런거 할 여유따윈 없었다.
원래 다른 많은 계획들이 많았다. 매출적으로 당장 효과를 보는 프로젝트도 있었고, 5년도 넘은 숙원사업인 시험 기능도, 그밖에 해야할 + 하고싶은 프로젝트들.. 을 모두 밀어버리고 이 일을 하는건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당연히 팀원들도 많이들 받아들이기 어려웠을거다. 하기로 한것들 다 계획해 놨는데 갑자기 글로벌같이 너무 큰 얘기를 하니 당연하지.ㅋ

이번 프로젝트 이름은 (D)닥터.

그래서 팀에 이 일의 필요성에 대해서 최대한 많이 얘기하고 공유했다.
전사 타운홀 회의, 서비스 기획 회의, 1:1 티타임 등등 나(CEO)와 향로(CTO)는 이걸 왜 해야되는지 이 당시는 시도때도 없이 이 얘기했던가 같다. 어떻게 할지는 아직 잘 모르지만 일단 왜? 에 대해서.
다행히 팀원 모두가(내생각) 필요성을 공감했고, 지금은 한곳을 바라보고 함께 열심히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 이름은 닥터(D) 다.

* 팀 방향에 대한 설득 작업은 최대한 빠르고 강력하게 하고 그 안에 안되면 과감하게 다음으로 넘어가는게 좋은거 같다. 100% 구성원을 설득시키려 노력은 하되, 100% 설득이 불가능하다는것도 인정해야 한다.

2024년 8월 서비스에 적용된건 일단 지금 이정도. 지난 사내 해커톤에서 시작된 AI스크립트가 시작이다.

서비스적으로 어느정도 준비가 될때쯤 운영적으로도 여러 액션을 시도해나갈 계획이다. 언제나 그렇듯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서.

우리가 해낼 수 있을까??

자신은 있지만 어떻게 될지, 얼마 시간이 걸릴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맘처럼 안될거라는것도 너무 잘안다. 솔찍히 해낸다는 정의도 아직 안정했음..ㅋㅋㅋ
많이들 우리의 가능성을 의심할것도 안다. 나도 다른 서비스들이 뭐 한다고 하면 98%는 비관적으로 봄. 게다가 한국에서 시작해 진출한 IT 서비스가 세계적으로  성과를 낸건 나도 거의 못들어봤으니까. 그나마 알고 있는건 웹툰 서비스들 정도인데 이것도 우리같은 스타트업이 아니라 대기업의 작품이다.

하지만 우린 좋은 서비스가 있고, 좋은 컨텐츠와 유저들이 있고, 좋은 기술적 역량을 갖고 있고, 무엇보다 좋은 팀이다. 그래서 도전할 가치가 있다.
우리 인프랩이 흔치않은 글로벌 성공 사례중 누구나 떠올릴 수 있는 역사가 되면 좋겠다.
그리고 큰 하나의 벽(언어)이 깨진 지금부터 앞으로 생길 여러 사례의 시작이라면 좋겠다.

죽지는 않을거지만.. 우짜든 이제 적당히는 없다.

언젠가 성공담으로 구체적으로 어떻게 뭘해서 성공했는지 남기면 넘 좋겠다. 멋있을듯.ㅋ
우짜든 적당한 선의 중견기업이 될 생각은 없다. 지금 팀원들과 더 높은 곳으로 가고 싶다. 내가 여기서 원하는건 모두에게 최고의 이력이 되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니까. 이거 되면 어느정도 도달하겠지. 일단 그거부터!!
이글은 좋겠다가 넘 많군.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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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pet
peterpet
3 months ago

좋은 글 너무 잘 읽었습니다. 텍스트 드래깅하면서 집중해서 읽다가 마지막에 숨겨둔 문장도 읽었네요 ㅎㅎ 좋은 서비스 잘 이용하고 있고, 글로벌에서도 흥하시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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