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통학할때 동대문을 지나다녔는데 혼자만 뽈록 솟아 있는 구조물이 있었다.
그건 평양면옥 이란는 평양냉면집 주차장이었는데, 오갈때마다 ‘저기는 꼭 가봐야지.’ 하고 다짐했었던 때가 있었다. 이후에 유명한 평양냉면 집에서 먹어보게 됐는데..
흠. 평양냉면을 받아보고 국물을 마셔봤을때의 감정이 생생하다.
“… 뭐지 이건?? ㅋ”
충격적 이었다.
넘 맛없어서! 오마이갓 이게 8천원(그당시) 짜리 냉면이라니!
첫 입을 대고나서 같이 갔던 친구와 눈이 마주쳤는데 둘다 뭔 말을 해야 될지 몰랐던거 같다. 먼가 거기서 맛없다고 하면 풍류를 모르는 사람이 될거 같은 그 오묘한감정.ㅋㅋㅋ 우짜든 그때 이후로 정말 오랬동안 평양냉면은 먹지 않았다. 근데 최근 정재호 이사님과 사무실 앞에 있는 평가옥에서 먹어보니, 엄청 맛있어서 이후론 유명한 평양냉면집이 근처에 있으면 간간히 먹곤한다.
능라도, 평양면옥, 우래옥, 평가옥 이렇게 먹어봤는데.
내게는 단연 능라도 평양냉면이 최고다. 그담이 우래옥 평가옥 평양면옥.
능라도 평양냉면
인동님이 맛있는데 데려간다고 해서 처음 간곳.
여러 유명한 집들이 있는데 내게는 여기가 짱이다.
너무 밍밍하지도 그렇다고 묵직하지도 않고 균형이 정말 잘 잡혀있다.
만두사진은 못찍었지만.
만두 진짜 맛있다. 얼마전엔 안시키고 냉면만 먹었는데 아직도 후회된다.ㅠ.ㅠ
냉면선배가 만두먹고 면수로 입을 씻어야 된다고 그랬다.
(여름엔 면수 달라고 해야지 줌.)
물냉면 11,000원
정갈하게 담겨서 나온다.
다른 집들과 비교해서 면의 포지셔닝이 좀 다르다.
한쪽으로 밀어놨는데, 맑은 육수를 드라마틱하게 보여주려는거 같다.
실제로 반투명한 육수와 녹색 오이, 흰 무의 조합이 엄청 이쁘다.
이런 비쥬얼을 위해서 많은 시도가 있었겠지?
먹는다. 계란먹고 고기 먹으려다 참고 고기는 육수에 넣어준다.
엄청 맛있다.
다른집들은 너무 묵직하거나, 단백한 고기맛이 없거나 한데.
능라도는 딱 알맞게 균형을 잘 잡는거 같다. 비린향도 하나도 없다.
엄청 깔~끔하면서도 알맞는 무게감이 있다.
면이 좀 많이 다르다.
다른 집들에 비해서 좀더 탄탄하다고 해야되나.
덜 뿔은느낌. 그래서 나한텐 더 좋다. (라면중에선 스낵면 좋아함.)
조금 아쉬운 점이라면, 면에서 메밀향은 잘 안난다.
제철이 아닐땐 잘 안난다고 하긴하던데 그래서 그런가.
이 좋은 육수에 메밀향이 더 잘 났으면 진짜 짱일거 같다.
(참고로 메밀향이 가장 좋은 집은 엉뚱하게도 판교테크노벨리에 있는 상록수분당면 이라는 집임. 요즘엔 그렇지도 않지만.)
평양냉면을 맛있게 먹는건 꽤 좋은 경험인거 같다.
난 암거나 다 잘먹는 막입인데, 가끔 이런 섬세한 음식을 먹으면 감각이 살아나는거 같은 기분이 든다. 나이먹은 기분도 좀 나고..ㅠㅠ
여깄다.
평가옥
육수는 우래옥이랑 능라도 사인데, 꽤 묵직한 편이다.
닭고기 육수맛이 강하게 난다. 꿩인가?
그리고 4~5번 간거같은데 그중 두번은 비린향이 남아있었다.
맛없다는건 아님. 맛있다.
근데 균형잡힌 느낌은 아니고 좀 질서가 없다.
판교 IT 벨리에 갈만한 냉면집이 여기밖에 없으니 식사시간엔 사람 많다.
우래옥
여기가 젤 유명하다던데!!?
너무 묵직하긴 하다.
맛없다는건 아니고 엄청 맛있다.
평양냉면 싫어하는 사람들도 먹으면 맛있어할만큼 진하다.
평양냉면계의 강한남자맛.
평양냉면 맛있다고 글쓰니까 진짜 늙은거 같다.허허헠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