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총학에서 국정 교과서 반대 성명을 내놓았다. 성명서가 아니라 웹페이지로.
카이스트 애들이라 뚝딱뚝딱 금방 만들었을거 같았는데 페이지 하나하나 열어보니 글이며 화면 구성이며 많은 노력을 기울인 작품이다. 다른 똑똑한 어린 친구들은 거리에서 나가서 목소리를 외친다.
대단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멋지다. 전엔 나도 ‘이명박의 호연지기’ 그런거도 만들고 거리에도 나가보고 했지만 어느새 그런 관심과 노력이 의미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지고있는거지. 지금 이 상황이 엿같고 옳지 않다는걸 알고 있더라도 어차피 바뀌지 않을거라는 패배감이 앞서 버린거다.
좀 부끄럽다. 누가 나를 그렇게 생각하진 않겠지만(있는지도 모르게찌이..) 숨어있는 어른들에 대해서 분노와 한심함을 섞어서 얘기하던 10년 전쯤의 나를 회상하면 그렇다. 부끄럽다. 그리고 좀 서글프기도 하다.
이명박때 느꼈던 사람들에 대한 회의감과 박근혜 당선됐을때의 그 좌절감이 합쳐져서 이건 안될거라고 생각했었다. 사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곤 있다. 대한민국에서 사람들은 자기 살기 바쁘고, 잘못된것을 아는 사람들은 몸소 나설 여유가 없다. 뭐가 뭔지 모르는 사람도 태반이고.
그래도 뉴스나, 이런 자료들을 볼때 나중에라도 할 말이 있어야 겠다고 생각이 든다. 이런 상황이 왔음에도 박근혜를 뽑아놓고 박정희를 존경한다는 사람과는 달랐다는 증거를 남길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나만이 안다고 하더라도.
일부로라도 더 관심가지고, 나가지 못하면 글로라도 응원을 해야겠다.